극강의 타이핑

작년부터 시작된 코로나로 재택근무를 시작하면서 뭔가 기분전환을 할까 해서 타이핑 습관을 바꿔보려고 했다. 30여년을 타이핑하면서 600타 이상 나오고 거의 표준 타이핑에 가깝긴 했지만 새끼손가락을 잘 사용을 안해서 정확하게 타이핑을 해볼까 해서 다시 한글 타자 연습을 좀 시작했었다.

하지만 이미 익숙해진 타이핑을 고치기가 쉽지 않기도 해서 오래전에 사용해 보고 싶었던 세벌식 타이핑을 연습해 보기로 마음을 먹고 키보드에 붙이는 테이프를 검색해 봤는데 팔지를 않는다. 분명 옛날에는 팔았었는데…

하는 수 없이 라벨지에 출력할 수 있게 만들어서 키보드에 하나하나 붙이고 연습을 하는데 아무래도 쉽지가 않았다. 타자 연습도 내용도 재미가 없고 진전이 없었다. 업무중에 메신저도 해야하는데 타이핑 속도도 안나고 그래서 포기를 해야하나 하고 다시 두벌식으로 복귀…

한달 정도 지나서 다시 세벌식을 사용해 봤는데 그동안 연습을 하지도 않았는데 어느정도 쓸만해져서 조금 더 연습을 했는데 아무래도 당장 빨리 치는게 목적은 아니라 기본 자리 연습만 좀 하고 신문 기사를 열어 놓고 따라 타이핑 하면서 연습을 하니까 조금 편했던 것 같다.

지금은 두벌식이 기억이 나지 않는다. ^^

세벌식의 장점으로 양손을 공평하게 사용해서 편하고 오타가 없다라고 했었던 것 같은데 1년 정도 사용하고 있는 시점에서 과연 맞는 말인지는 잘 모르겠다.

초성, 중성, 종성이 일반적으로 오른손, 왼손, 왼손으로 타이핑을 하게 되는데 왼쪽에 조금 더 부담이 가는 거 아닌가? 그리고 받침으로 쓸 자음이 첫 자음에 오는 등의 오타는 거의 없는 것 같은데 다른 글자를 입력해 버리면 오타가 나는건 어쩔 수 없다.

스마트폰 시대고 10 핑거 타이핑을 할 것도 아니기 때문에 스마트폰에는 세벌식 자판이 없기도 하고 있다고 해도 타이핑이 오히려 더 어려운 문제가 있다. 한글을 온전히 타이핑 하려면 숫자열과 오른쪽 특수기호들도 몇 개가 필요해서 키보드가 작아져서 타이핑이 힘들다.

세벌식 연습하면서 제일 힘들었던 것은 외래어 표기다. 그냥 자주 쓰는 한글들은 자주 쓰는 위치에 있어서 어느정도 편한데 외래어들은 ㅋ ㅌ ㅍ 뭐 이런 것들이 구석에 많고 받침으로 쓰려면 쉬프트까지 눌러야해서 좀 힘든편이다.

그리고 세벌식이 어느정도 손에 익었을 때 다시 2차 재택근무를 하면서 해피해킹 키보드를 구해서 사용하고 있는데 이게 키 배열이 좀 어려운 편인데 신기하게 금방 적응되고 일반 키보드가 이상할 정도가 된다. 잘 모르면 그냥 이상한 키보드라고 생각하면 된다. 키도 몇 개 없다.

해피해킹은 손의 이동을 적게 해서 타이핑에 더 집중을 하기 좋다고 하는데 우선 방향키가 없으니 펑션 누르고 사용하면 되긴 하는데 불편하니까 역시 30여년을 사용하고 있지만 자주 쓰는 기능들만 쓰던 vi 에디터가 눈에 들어왔다. 해피해킹하면 vi에디터 아니겠는가?

IntelliJ에도 vim plugin을 깔고 사용해 보니까 이건 정말 신세계다. 정말 손은 가만히 있는데 커서 이동도 하고 코드가 짜여지고 뭐 그런 느낌을 받는다.

그래서 지금 해피해킹 + VIM + 세벌식의 정말 희한한 조합으로 사용하고 있는데 뭐 괜찮은 선택인 것 같긴하다.

세벌식 입력기로 구름 입력기를 쓰면 모아치기가 돼서 어느정도 동시 입력해도 초성, 중성, 종성을 바로 잡아서 완성을 해주는 기능이 있어서 좀 더 빨리 타이핑이 되기는 하는데 IntelliJ에서 오류가 있어서 사용을 못 하고 있다.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세벌식 1000타 이상이 나오는 날이 있을까 모르겠다. ㅎㅎ